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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최고의 카이사르 제국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이 곳은 승보기의 세상살이를 꾸며 놓은 곳입니다 편하게 놀다 가시길~
이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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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아무개씨의 문화발견 (1:00)
Music by 카이사르, Sung by 카이사르



내가 한창 방송음악일을 할때다
토요일 오후,
나는 모 방송국 PD로 부터 전화 한통을 받았다
급하게 프로그램 타이틀 음악을 만들어 달라는 거였다
항상 있는 일이라서 어떤 거냐고 물었다
(방송음악은 시간의 여유를 주지 않는것이 보통일이므로...)
시간은 Just 1분!
문제는 음악만 달랑 하는게 아니고
노래를 만들어 달라는 거였다
그래도 난 별 문제 없다는 듯
가사나 불러 달라고 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였다
저스트 1분에 끝내 달라는 노래의 가사 치고는 너무 길었기 때문이었다

' 포스트 모더니즘 바실리 칸딘스키
  쇼스타코비치 절대음악 그랑파드띠
  고도를 기다리며 추상적 표현주의
  아크로폴리스 앙데팡당 이중섭
  잉글리시 바로크 솔로이스트
  그레고리 안탠트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근데 이게 무슨 뜻이지? 나도 모르면서 해 본 소리야)
  꿈이 있었지 눈부신 조명
  신데렐라 되어 갈매기 날 듯
  출근전쟁 설겆이 청소
  결제서류 내삶의 대차 대조표
  내 꿈은 어디갔나
  신데렐라 어디갔나
  이제 만나러 간다
  모짜르트 피카소 백남준 유진오닐
  아무개씨의 문화발견
  막 열어 불 밝혀
  스탠바이 큐!'

그냥 천천히 읽기만 해도 1분이 갈거라는 생각에
어떻게 이걸 1분에 맞추냐고 했다
그랬더니 앞부분부터 달마얘기 까진 랩으로 처리해 달라는 것이었다(읍!)
그리고 괄호안에 가사는 대사식으로
그 이어지는 부분은 와르르 무너지는듯한 느낌을 악기로 표현해 주고
완전 단절된 느낌후에 새롭게 시작되는 느낌으로
노래를 시작해 달라는 것이었다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순간이었다(으~~머리야!!)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
출근전쟁 이라는 가사 앞에
효과음으로 자동차 경적소리와 브레이크 소리, 거리 소음등을
첨가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 이외에도 악기톤까지 몇개 지정해 주며
잘 부탁 한다고 했다
월요일 아침까지...

방송국 전무가 직접 쓴 가사라며
하나라도 빠트리지 말고 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전화는 끊어졌다

뭐 거의 쉬운 작업을 해본 적이 없는 나로서도
약간은 망설여졌다
그때 나에게 힘을 준건 다름아닌
음악 작곡료를 별결(별도결제)처리 해준다는 것이었다 ㅋㅋㅋ
역시 돈에는 장사없다^^

그길로 녹음실에 들어간 나는
곡을 쓰기 시작했다
먼저 1분이라는 울타리가 있기에
템포에 맞는 마디수를 결정한 뒤
드뎌 오선지에 음표를 그리기 시작했다

랩과 노래를 다 부르려면
가수 두명이 필요했다
랩퍼, 가수...고민했다
그리곤 결정했다
내가 모두 다 하기로...ㅋㅋㅋ

이때까지 랩은 한번도 해 본적이 없었다
물론 지금도 랩이 들어간 노래는 피하는 편이다 ㅋㅋㅋ

곡은 완성 됐다
악기 하나하나 더빙을 해서 반주 완성!
물론 무너지는듯한 관악기 소리와 자동차 소음도 녹음했다 ㅠ.ㅠ
이제는 노래 녹음을 할 차례...
녹음 부스 건너편에 있는 엔지니어의 눈이 웬지 불안해 보이는...ㅋㅋ

가사를 한번 읽어보았다
평소에 잘 쓰지 않는 말
거기다가 발음하기는 왜 이렇게 어려운지 원,...
반주에 맞춰 서서히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

내가 만든 리듬이라 그런지 어색하지 않게
그런대로 랩이 되가고 있었다
헤이 yo~~! 나도 랩퍼! ㅋㅋㅋ

마지막 부분 '스탠바이 큐' 까지 부른 뒤
난 스스로 OK 사인을 했다

이렇게 해서 나온 곡이 바로 '아무개씨의 문화 발견' 이다



posted by 이승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