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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최고의 카이사르 제국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이 곳은 승보기의 세상살이를 꾸며 놓은 곳입니다 편하게 놀다 가시길~
이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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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에 해당되는 글 35건

  1. 2007.12.06 조용필의 '해바라기'를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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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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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겨울이라고 생각된다
눈이 와서 거리가 젖어있던 어느날...
여느때처럼 필님의 앨범이 나오는 첫날을 기다리다가
레코드 가게 주인의 전화를 받고 뛰어 나갔다
(벅차는 가슴을 안고..)

당시엔 LP, 해맑은 웃음을 하고 있는
필님의 모습이 그림으로 그려진
노란 쟈켓의 앨범을 손에 든 순간,
(항상 그랬지만)
난 소름이 돋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지금까지 한번도 실망을 시키지 않은
필님의 앨범이기에
어서 들어보고픈 욕망이외엔
다른 생각이 없었다

조심조심 겉 비닐을 가위로 자른 후,
턴테이블의 바늘을 음반위에 올려놓는 순간,
내 머리카락은 사정없이 하늘로 솟구치는 느낌이었다...
전율이랄까...(물론 이 첫곡은 추억속의 재회다 ㅋㅋ)

당시 LP는 앞면(A면)과 뒷면(B면)으로
나누어져 있던 걸 여러분도 기억하리라...
운치 있던 ‘고궁’의 감정이 사라지기전
재빨리 뒷면의 첫 번째 곡으로 바늘을 옮겼다

그런데....아!

A면 끝 곡 <고궁>의 이미지를 싸악 씻어버리는
상큼한 건반 소리와 베이스,
그리고 저~오른쪽 뒤에서 치는 듯한
기타소리, (정신이 바짝 드는 순간,)
반복되는 패턴에서의 드럼의 얹힘!

아주 간결하고도 깔끔한
그러면서 비트를 가미한,
(이것이 필님의 음악적 특성 중 하나이지만..)
시작이 날 더욱 설레게 했다

“해가 뜨면 내 마음에 또 피어나는
외로운 해바라기~~
바람 부는 언덕에서
그 어느누가 내 곁에 머무려나
기다림에 지쳐버린 내 해바라기~~”

이 곡에서 보이스(Voice) 오버더빙(Over Dubbing)을
하지 않은 부분으로
필님 고유의 힘 있고 경쾌한 발성을
들을 수 있었다
전주부분에 나왔던 거친 기타소리는
언제 자리를 바꿨는지 왼쪽에서 들려오고
그 자리엔 짧게 끊어주는 깔끔한 기타소리가
자칫 무겁고 거칠어질 수 있는 사운드를
정화시켜주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가사 ‘해바라기’의 ‘기’를 꾸며주는 화음,
필님의 노래엔 필님의 화음이
젤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본 멜로디가 어떤 건지 헷갈렸던 부분.. ㅋㅋ
이런 멜로디의 진행은 보통 가요에선 잘  쓰지 않는
진행인데...모험이지만 아주 멋있게 꾸며졌다
라디오나, TV 시그널 로고(Logo)송에 잘 나오는 코드(Chord) 로
아마도 다음 진행을 예고하는 듯한 파격적 부분...

보통 글의 형식을 두괄식, 미괄식, 양괄식으로
구분짓는데...
음악의 구성도 비슷한 점이 많다
이 노래는 곡의 하이라이트 부분이 앞으로
나온 그런 경우라 하겠다
노래의 Intro부분이 나중에는 후렴이 되어
반복으로 끝나는....(이해가시죠?^^)
본격적인 곡의 진행에 앞서 8마디의 틈을
준 것도 이곡의 특색이 아닐 수 없다
필님의 곡에선 항상 이런 새로움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이 곡 전체에서 강조된 소라는
단연 드럼이다
화려한 테크닉이 동반된 드럼은 아니지만
기존의 드럼소리보다는 강하게
믹싱(MixDown) 된 듯하다
그 위에 역시 강하게 표현된 베이스 기타음,
그리고 좀 아쉽게 표현된 기타...
곡 전체의 사운드를 리드하는 것이
이 세 가지 소리인 것이다

“고개를 떨구지도 못하고 (해바라기)
하늘에 고운꿈 새겨
조각난 추억들을 모아서 (해바라기)
그리운 모습을 그려”

여러분은 아는가?
필님의 목소리가 왜 매력적인가를....
조용필! 하면 누구나 고음의 소유자라 생각한다
물론 멜로디의 많은 부분이 고음으로 이루어진 곡이 많다
하지만 이 부분을 들어보라
저음에도 불구하고 그 호소력 있는 음색은
변함이 없지 않은가?

필님의 노래실력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고정불변의 사실이다
거기에 작곡, 연주, 편곡 실력까지...
뮤지션이 갖춰야 할 덕목은 거의 모두
완벽하게 갖췄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잠깐!
이것만이 조용필을 위대하게 만든 것은 아니다
조용필의 모든 음악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디렉팅(Directing)이다
이 훌륭한 디렉팅이 없었다면
지금의 조용필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조용필은 조용필 자신의 목소리를 가장 잘 안다
그래서 그의 목소리에 대한 디렉팅은 거의 완벽한 것이다
지금 이 가사 부분은 저음부분으로
그냥 One Tone으로 녹음됐다면
이 노래 전체 분위기를 흐렸을지 모른다
그러나 조용필이 누구인가
정말 예술적인 오버더빙(Over Dubbing)이
시작되는 순간이 바로 지금이다

노래 도입부분의 목소리와 지금 이 부분의 목소리를
비교해 보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
보통은 목소리의 강도가 약한 가수가
자신의 목소리를 커버하기 위해 잘 사용하지만...
조용필의 목소리는 파워가 넘치기 때문에
굳이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고 할지도....

그러나 조용필은 프로페셔널인 것이다
자신의 음악엔 조금의 빈틈도 주기 싫어하는...

이 부분에서 또 하나의 재미를 찾자면...
각기 분리되어 나오는 악기 소리이다
왼쪽 저~~하단에서 들려오는 리듬기타소리!
그리고 오른쪽에서의 전자피아노(EP) 소리,
이 노래에서는 여러 음색의 기타소리를 즐길 수 있다
흥미로운건 그 기타들이 좌우를 이동하면 누빈다는 것이다
헤드폰을 끼고 감상해 보라
기타들의 이동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ㅋㅋㅋ

두 번째 재미는 글쎄...
팬들을 배려한 것이었을까?
이건 정말 ? 이다
메인 멜로디 뒤에 따라나오는
두 번의 해바라기!
물론 음반적 요소로 볼때는 필수 불가결한 부분이다
하지만,
해바라기가 공연장에서 불려질 때
팬들도 코러스로 나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주는 해바라기가 아닐 수 없다
“고개를 떨구지도 못하고==>해바라기”
“조각난 추억들을 모아서==>해바라기”
앞부분은 조용필이 뒷부분은 팬들의 몫인 것이다^^

자~
이젠 조용필 노래의 최고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 다가왔다

“가슴아픈 영혼의 눈빛
버리지도 못하는 기대
그렇게 아쉬워 하면서...”

계속 나오는 얘기지만
조용필은 Voice의 오버더빙을
정말 맛깔나게 하는 가수라고 생각한다
메인 멜로디를 부르는 목소리 아래위 또는 좌우로
(도대체 못 알아 듣겠다구요? ㅋㅋㅋ)
배치된 또 다른 조용필의 목소리!
조용필의 많은 노래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테크닉이다

처음 녹음한 목소리와 두 번째 세 번째 녹음한 목소리에서
느낄 수 있는 미묘한 차이의 조화! (예술이다^^)
난 조용필의 노래를 들을 때마다 항상 이 부분이
가장 크게 와 닿는 부분이다
내가 녹음을 할 때에도 여러 번 이 기법을
사용한 적이 있다
단 아주 정확한 음정을 내는 가수여야 하고
훌륭한 엔지니어나 디렉터가 필요하다
철저히 계산된 소리니까.....

조용필이 음악을 잘 아는 가수라는 것은
이 부분에서 가장 잘 나타난다고 생각된다

바로 앞부분의 오버더빙과는 다른 오버더빙!
한층 더 세련된 조용필의 목소리를 위한
조용필의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나는...

대강의 화음이 아닌 철저하고 정확한
그렇지만 자연스러운
조용필 혼자만의 화음 및 Feel!

이런 부분이 날 조용필의 음악 세계로 빠뜨리는지 모르겠다
조용필만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자부(?)한다

오버더빙으로 뭉쳐진 목소리의 절정감을 느끼는 순간
다시 나오는 목소리는 깔끔하고 심플한 느낌을 주는
단순모드....

완벽한 양괄식 구조의 구성이지 않은가?
단순하지만 빈틈이 없는 곡의 구성!
‘해바라기’ 란 곡이 가지고 있는 색깔이다

이어지는 간주....
터질 듯.. 터질 듯 그러나 쉽게 터지지 않는...
잠시 후에 나올 기타솔로의 길을
화려하게 닦아놓는 듯한 절제된 브라스(Brass),
이 점 역시 절제의 미를 과시하는 조용필의
장점이리라...
브라스(Brass)가 닦아놓은 길을 기타솔로는
처음부터 마구 쳐들어오지 않는다
마치 춤을 추듯 자유로운 몸짓으로 절정을 향해
달려간다
그리고는 짧은 절정,
그리고 이어지는
심벌(cymbals)의 리버스(Reverse)!(쉬~~익!)
댄스 음악도 아니고 슬로우 음악도 아닌
‘해바라기’에서 들을 수 있는 색다른 특징이다

3분 16초 동안 꾹 참았던 감정은
3분 17초부터 터지기 시작한다
이후 40초는 그야말로 무아지경에 빠지는 시간이다
더욱 강렬해진 기타소리에
또 다른 조용필의 가성으로 밀려오는 감동,
아무리 들어도 정확한 가사는 모를 듯한
조용필 자신의 코러스.
난 조용필 노래에서 들리는
조용필 자신의 코러스가 좋다. 정말 좋다
어떤 때는 그 코러스 멜로디로만 노래를 불러보곤 한다
조용필의 노래 중에 못 따라 하는 부분이
조용필의 코러스다

공연장에서 많이 불려질 것 같으면서도
그다지 많이 불려지지 않았던 ‘해바라기’.
(그래서 노래방에 안 나온...ㅠ.ㅠ)
90’ 라이브에서 일본의 ‘괜찮아요’의 연주로 들었던 것이
아마도 처음이리라....
그때의 그 기억이 내게는 아직까지도 고스란히 남아 있나보다
난 이 노래를 들을때마다
12집 쟈켓의 노란 색이 떠오른다
그 위에 고개를 기울인 채로 웃고 있는 조용필의 얼굴도...

‘해바라기’는 들으면 기분 좋아지는 곡이다
(어느곡이든 안 그럴까만은...^^)
이글을 쓰며 ‘해바라기’를 도대체 몇 번이나 들었는지
모른다
아마 이글을 읽는 이들도 4번은 듣게 되겠지...ㅋㅋ

이번 겨울엔 이문세, 박상민의 해바라기가 아닌
조용필의 ‘해바라기’를 노래방에서 불러보고 싶다

posted by 이승복